2025년 북한을 보는 5가지 눈(five eyes)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필자가 북한문제를 천착하기 시작한지도 언 37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현업에서 물러난지도 오래되었는데 어떻게 현안이슈를 추적하여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가?”, “관련 정보는 어디에서 구하는가?”. 그때마다 이렇게 답을 한다. “나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의 머릿속에 들어가 생각해 보는게 즐거운 ‘북한 덕후’이다. 현직이 아니어서 결정적 첩보(smoking gun)가 꼭 필요한건 아니다. 조기경보와 전망·대책을 논하는 글은 논리와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그래서 정보를 찾아다니기 보다는 내 나름의 거미줄을 여러개 쳐놓고 기다린다. 그곳에 걸리는 것들을 가지고 나만의 요리를 만든다.” 오늘도 한해를 마감하면서 2025년 북한정세와 관련한 필자의 눈, 메뉴를 내놓는다. 안보·통일문제를 다루는 정부부처와 민간연구소의 종합메뉴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나름의 맛을 내고자 한다. 먼저 애피타이저(appetizer)로 올해 핫이슈부터 간략히 짚어본다. 2024년 북한 키워드 올해 가장 뜨거웠던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김정은이 2023년 12월 30일 당 전원회의와 2024년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을 통해 제시한 ‘적대적 2국가론’이라고 할 수 있다. ▲민족과 통일을 부정하고 대한민국을 제1주적·교전국으로 규정한 ▲선대 김일성·김일성의 대남노선과 차별화를 선언한 ▲그야말로 북한정권 역사상 코페르니쿠스적 대변혁의 시도였다. 김정은이 남과 북 사이 대화와 협력이 아닌 대결(‘헤어질 결심’)로 노선을 전환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①북한주민들의 한류 등 외부정보 접촉·소비 증대로 인한 개인주의·대남동경심 확산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처방 필요성(‘진지전’) ②대한민국 국론을 분열시키고 미국을 압박하는 대남-대외 전술적 효과(‘고지전’)로 대별할 수 있다. 또한 김정은이 어린시절부터 내면속에 형성된 ‘서자-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차원에서 보면 ③선대와의 차별화를 통한 홀로서기 욕구(‘기저 심리’)도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라고 할수 있다. 이같은 김정은 독자노선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액션이 ▲내부통제 강화 및 탈선대·김정은 우상화(주체연호 폐지, 태양절 의미 축소, 김정은 초상화·배지 보급 등) ▲군전력 향상 매진과 대남 오물풍선 테러(32차례 자행) ▲러-북 상호방위조약 체결과 러-우 전쟁 파병(12,000여명) 등이었다. 필자는 이 가운데 ①번 사항이 김정은으로 하여금 ‘적대적 2국가론’을 선포하게끔 추동한 가장 큰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는바, 교류·협력에 기초한 전통적인 통일전선전술이 오히려 체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류확산/흡수통일’)한다는 판단하에 분리·차단 정책으로 정권안정을 담보하면서, 핵무력 강화를 통한 무력적화노선을 보강해 나가는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평가한다. 이같은 저의는 김정은이 지난해 12월 노동당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강조한 “(남한)정권이 10여차나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하의 통일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왔다. 흡수통일을 시도한 것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는 발언에서 잘 알수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갑작스런 대전략 전환이 주민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미국 대선·러-우 전쟁 등 국면하에서 대외정책 추진의 부담감을 경감하기 위해 전면적 시행보다는 ‘보여주기’(show-like)와 ‘빌드업’(build-up) 기조하에 차분히 후속조치를 이행해 나가는 전술을 구사해 오고 있다. 이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증좌가 김정은의 ’영토조항 헌법 삽입‘지시(1.15)에도 불구하고, 10개월이라는 오랜 기간의 검토 과정을 거쳐 헌법을 개정하였고, 아직 그 세부 조문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또한 대한민국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도 8일이나 지난 11일이 되어서야 논평없이 보도하고그 이후에도 12일과 16일 2회에 걸쳐 사실관계만 기사화하는 등 극히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수 있다. 2025년 북한을 보는 5가지 눈 필자가 ‘적대적 2국가론’ 2년차인 2025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영역은 ①김정은 독자노선 양상 ②한류와의 전쟁 ③러-우 전쟁 파병 성과 ④트럼프와의 제2 브로맨스 ⑤필요시 정세조작 도발 등이며, 이 과정에서 러-우 전쟁 휴전 시기와 방법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밖에 핵능력 고도화, 만성적 경제난 탈피를 위한 행보와 같은 초대형 이슈도 당연히 있지만, 이들은 1년 365일 상수(constant)로 작용하는 제1정책 목표와 같은 것이어서 5가지 눈(five eyes)에는 굳이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둘까지 넣으면 사실상은 7가지 눈(seven eyes) 이라고 할수 있다. ①김정은 독자노선 2025년은 ▲경제·국방발전 5개년계획의 마지막 해이자 ▲‘적대적 2국가론’과 ‘지방발전 20x10 정책’ 시행 2년차이고 ▲8.15 광복 및 10.10 노동당창설 80주년이며 ▲우리의 국회 격인 제15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현 제14기는 2024.3월로 임기가 만료되었으나 계속 활동중)를 실시해야 하는 해이며 ▲김정은 집권후 3번째로 개최하는 9차 당대회(2026.1 예정/조기소집 가능)를 준비해야 하는 의미있는 해이다. 따라서 북한은 김정은 독자노선 성과 도출과 선전을 그 어느해 보다 배가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바, 핵능력 고도화-경제 활성화 노력과 함께 “김정은 생일(1.8) 국경절 지정 등 개인우상화, 헌법의 영토조항 공개, 국가제일주의를 기반으로한 신노선 강화” 등을 기초로 9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강성국가 원년》 선포를 추진할 가능성도 상정해 볼수 있다. ②한류와의 전쟁 필자는 지난 칼럼(2024.12.12자 데일리NK칼럼 ‘김정은의 비상계엄’)에서 한류와의 전쟁을 1단계 단속 강화 → 2단계 악법 연속 제정 → 3단계 적대적 2국가론 선포의 과정으로 설명하면서 한류영상물 유포시 최고 사형까지 부과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년)을 비롯한 대주민통제법 8가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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