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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2의 남북한 체제경쟁 레이스가 시작됐다 등록일 2022.12.12 15:06
글쓴이 곽길섭 조회 327
Thinking reverse

다르게 보기!! 누군가는 0.001%의 가능성까지도 생각해 보고 휫슬을 부는게 건강한 사회이다(이태원 참사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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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남북한 체제경쟁 레이스가 시작됐다] -2022.12.12 조선일보 시론

곽길섭 국민대 겸임교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실장

“남북한 체제경쟁은 끝났다.” 정치인, 학자, 국민 대다수가 이구동성으로 했던  말이다. 1980년대 말 사회주의권
 붕괴에서 촉발된 북한의 심각한 경제상황에 기초한 평가다. 최근 50배 이상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진 국민총생산
(GNP)을 비롯한 모든 경제지표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 말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까? 아니다.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김정은이 집권이후 핵개발에 올인하여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국제정치에서 핵무기는 일종의 게임 체인저(game-changer)다. 북한 표현을
빌려오면 “만능의 보검”이다. 앞으로 모든게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벌써 이런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9월 ‘핵 선제공격 정책’을 법제화하였다. 특히 ‘영토완정
(嶺土完整)’ 표현을 전문과 제1조에 명문화함으로써 적화통일 노선을 더 적나라하게 밝혔다. 이후 우리는 상식과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수준의 도발을 지켜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22년은 “북한이 제2의 체제경쟁 레이스 신호탄을 쏘아 올린 해”라고 규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력은 인구, 영토, 자원 등에 기반한 한 국가의 총체적 능력을 의미한다. 통상 국제정치학에서는 
군사력, 경제력, 정신력을 중요한 기준점으로 평가한다.

과연 우리가 지금과 같은 우월성을 유지하며 북한을 평화·번영의 길로 리드해 나갈 수 있을까? 세계적 국제정치
학자 한스 모겐스는 “핵이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가 싸울 때 선택은 단 두가지뿐이다. 싸우다 죽거나, 싸우지도
못하고 항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다른 환경도 함께 고려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이 석학(碩學)의 고전적 경고를 흘려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제정치에서 강조하는 3가지 포인트에 기초해서 남북한 국력의 추(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짚어보는 것은
의의가 있다. 

첫째, 군사적 측면이다. ‘비대칭 무기’라는 표현에서 알수 있듯이, 핵무기는 기존 군사력을 일거에 무용지물로
만든다. 인정하기 싫지만, 이제부턴 북한이 우위라고 할수 있다. 그럼 이같은 불균형을 상쇄해 주는 한미동맹은
영원할 수 있을까? 우리는 6.25전쟁의 도화선이 된 애치슨 라인,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멸망, 트럼프의 반동맹적
행보 코드(“이익이 안되면 언제든 떠난다”)를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지금은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지만, 
안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며 대비해 나가는게 원칙이다. 

둘째, 경제력이다. 북한의 경제상황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어렵다. 핵개발로 인한 자원배분 왜곡, 경제 제재로 파생된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국제사회 지원을 한사코 거부하며 사회 전반을 리세팅(resetting)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경제는 바닥을 쳤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할 경우 예정된 경제적 편익도 엄청나다.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 봐서는 안된다. 

셋째, 정신력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렇지만 북한은 수령-당-대중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체제다. 반면에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이념-지역-세대간 분열이 도를 넘고 있다. 한 국가가 맞는가? 1945년 해방 정국의 혼란상이 재연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 정도이다. 

모택통이 장개석을 몰아냈고, 베트콩이 월남을 정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잘 곱씹어 봐야 한다. 레이스에서 다소 앞서 
달린다고 자만해서는 안된다. 바통을 놓칠 수 있고, 잘 달리던 주자가 넘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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