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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8.15 경축사’가 너무 대비된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정책학 박사 8.15 광복절 80주년 행사가 종료되었다. 이재명정부 출범이후 남북한 지도자 사이의 첫 메시지 공식 교환이여서 내외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경축사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는 격언처럼 파격적인 내용이나 제안은 없었지만, 향후 남북관계와 관련한 중요한 시사점(view point)을 던져준다. 김정은 경축연설 김정은은 8월 14일 경축대회 연설을 통해 대한민국과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 무시(無視)·패싱 전술을 구사했으며, 혈맹으로 발전한 러시아와의 보다 긴밀한 연대, 제국주의·식민주의와의 투쟁 의의를 강조하는데 주안을 두었다. 이는 지난 7월 28일과 8월 14일 이틀에 걸쳐 김정은의 대리인(mouth) 역할을 하는 김여정이 대남·대미 담화 3건을 연이어 발표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이재명정부가 선제적으로 취한 일련의 대북 유화조치에 대해 “허망한 개꿈” 등으로 폄훼하면서 ‘적대적 2국가 관계를 헌법에 고착시킬 것’이라는 강경입장을 천명했으며 ▲미국을 향해서도 대화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하면서 ‘핵보유국 위상 인정과 비핵화가 아닌 군축회담’의 새로운 틀(frame)로의 전환을 간접적으로 압박하였다. “우리 국법에는 마땅히 대한민국이 그 정체성에 있어서 가장 적대적인 위협세력으로 표현되고 영구고착되여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적대적인 국가에 대한 우리의 인식변화를 기대하거나 점치는 것은 사막에서 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8월 14일 김여정 담화) 이같은 동향으로 볼 때, 김정은은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판단하에 당분간 대화 테이블 복귀없이 《적대적 2국가론》 정착화를 위한 법·제도의 정비, 내부통제 강화, 러·중외교를 통한 핵능력 고도화(핵보유국 지위 확보) 및 경제외교 실리 확보, 트럼프·이재명 정부 옥죄이기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 경축사 이같은 북한의 부정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은 8월 15일 경축사를 통해 “현재 북측체제를 존중한다.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진하지 않겠다” “9.19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 “광복 80주년인 올해가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함께 열어갈 적기이다”라고 하면서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는 길에 북측이 화답하길 인내하며 기대하겠다”고 강조하며 선의의 손길을 계속 내밀었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남북정상회담 또는 인도적 지원·교류협력과 같은 획기적인 제의없이 원론적 수준에서 머물렀는 바, 이는 ▲취임이후 일련의 전향적 대북 유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아냥거리는 태도가 도(度)를 넘고 있는데다 ▲8~9월중에 한미합동군사훈련. 미러정상회담, 한일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유엔총회 등이 연이어 예정되어 있는 점을 고려하여 나름 속도조절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북정책 추진시 곱씹어 봐야할 사항 향후 남북한 관계는 이재명정부의 바램과 달리 상당히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북한이 내부결속 다지기(외부사조 차단) 강화를 위해 《적대적 2국가론》을 주창하고 마치 고슴도치처럼 더욱 가시를 세우고 움츠릴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대통령의 이번 경축사에 대해서도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실무수준의 비난 담화로 응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필자가 보름전 김정은의 대전략, 한반도 주변정세 구조, 주요국 정치외교적 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고한 ‘김정은의 꽃놀이패’(2025.8.1자 데일리NK 곽길섭북한정론)의 판단기조, “북한이 금명간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 별무, 러-우 전쟁 휴전 및 내년 9차당대회 이후 미국 중간선거 국면이 시작되는 2026년 상반기 주목”이 여전히 유효하므로 ▲오늘은 정부가 취해야할 기조(긴 호흡과 다양한 전략전술적 행보)와 관련한 고언 3가지를 적시해 보고자 한다. ①제1고언: 역사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손자가 말했고 대통령도 이번 경축사에서 강조했듯이,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라는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런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론결집, 자주국방 강화, 상대의 도발능력 사전 제어’가 필수라는 점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미구에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전쟁에 휘말리고, 더 나아가 나라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게 고대는 물론 근현대사의 실증적 교훈이다. 최진석 교수가 저술한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책(2022.12)에 나오는 “공동체의 평화를 말하면서 정작 나라의 힘을 키우는데 소홀히 하다가는 그 평화 한조각도 자신의 땅위에 세우지 못할 것이다. 나라를 걱정하면서 부국강병을 말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은 가짜다. 우리는 ‘전쟁’이라고 하면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 해서는 안될 것, 악한 것으로 정해놓고 대화를 시작한다. 내가(최진석 교수) 미국이나 일본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들은 ‘전쟁’을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으로 정해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관심사는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에 있었다. 전쟁을 완전히 피해야 하는 것으로 정해놓은 문명과 전쟁을 통제하고 제어하며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개방적 태도가 일구는 문명은 크게 차이가 난다.”는 혜안은 우리가 늘 곱씹어 봐야 할 금과옥조이다. ②제2고언: 북한 정권과 주민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 김정은과 북한당국은 우리의 주적이자 대화의 카운터 파트너이다. 피할수 없는 이중적(二重的) 존재이다. 전쟁중에도 상대와 대화를 해야 하므로, 정부는 당연히 북한당국과의 대화통로 개척에 진력을 다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김정은은 “진시황처럼 김씨일가 영구집권을 꿈꾸고, 히틀러처럼 무고한 인명을 마음대로 살상하고, 흥선대원군처럼 북한주민들이 잘 살수 있는 개혁개방을 막고 있는 희대의 시대착오적 독재자”라는 사실이다. 북한에서도 주민들이 인간답게 살수 있도록, 더 나아가 스스로 ‘빛의 혁명’을 일으킬 수 있도록 우리가 좀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어야 한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가 얼마전 중앙일보에 기고(8.13)한 글, “북한 정권만 상대해서는 진정한 평화가 오지 않는다. 독재국가의 권력자에게 평화는 목적이기보다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다. 권력에 방해되는 평화는 버려진다. 반면 주민은 전쟁을 싫어한다. 경제적 생존이 힘들어지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가족이 헤어지는 고통이 두려워서다. 북한 주민의 목소리가 커져야 남북간 평화도 자란다. 평화를 위해 북한 정권을 설득하는 노력은 필요하나 한계는 뚜렷하다. 북한 주민의 역량을 키우고 이들에게 사실을 전하려는 꾸밈없는 노력이 근본적인 해결법이다.”는 제언을 그냥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③제3고언: 북한과는 어떤 방식으로든 접촉점을 늘려 나가야 한다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북한을 무조건 포용하며 선의만 바라거나(‘문재인정부’), 원론만 강조하며 방치(‘윤석열정부’)하는 어느 한 방식만을 취해서는 안된다. 새정부는 이념이나 진영을 떠나 문재인정부식의 포용과 윤석열정부식의 가치·원칙 2가지를 융합해서 전략전술적, 입체적으로 움직여 나가야 한다. 대화와 교류협력·인도적 지원도 제의하고, 북한내부로 자유의 공기를 다각도로 보내고, 국제사회와 공조하에 비핵화와 인권개선 압박도 다각도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필자가 지난 6월 기고한 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2025.6.23자 데일리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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