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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북한군 러시아 파병 평가와 전망 등록일 2024.10.31 08:59
글쓴이 곽길섭 조회 127

북한군 러시아 파병 평가와 전망

 

국가정보원은 1018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를 통해 북한이 러-우 전쟁에 파병한 사실을 깜짝 공개하면서 병력 수는 이미 러시아로 이동한 3,000여명을 포함하여 연말까지 1만여명에 달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후 온·오프라인에는 국정원이 AI안면인식기술을 적용하여 확인한 북한군인 사진을 비롯 파병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뒷받침해주는 다양한 영상물과 문서들이 계속 업로드되고 있다. 미국도 1023일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브리핑 등을 통해 공식 확인해주고 있으며, 파병을 줄곧 부인하던 북한과 러시아도 1024일부터 태도를 바꿔 -북 조약에는 상호군사원조 관련 조항이 있다. 이 조항으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다”(푸틴 대통령),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다”(김정규 러시아담당 외무성 부상)는 발언 등을 통해 파병을 아예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파견 배경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대적인 규탄과 제재 강화가 불을 보듯 뻔한 파병을 결정한 것은 김정은과 푸틴의 이해관계(needs)가 아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결과이다. 가장 먼저 파병의 모태(母胎)가 된 것은 지난 619일 푸틴이 평양을 방문해 체결한 이른바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의 제4, “쌍방 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들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규정이다.

 

다음은 푸틴의 절박한 처지가 제1 핵심동인(動因) 이라고 할수 있다. 러시아는 2022224특수군사작전’(단기 속결전)이라고 명명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으나, 어느덧 210개월의 긴 시간이 지나고 있으며 외교적 고립과 탄약·병력 부족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병력난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 바, 최근 미국 정보기관은 러시아군의 누적 사상자 수가 615,000(전사 115,000)에 이른다고 분석하였다. 따라서 강제징집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으로 용병(傭兵)에 상당히 의지해오고 있는 푸틴으로서는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북한군의 도움을 받아 승기(勝機)를 빠르게 잡아 나가는게 내년 1월 미국 신행정부 출범이후 본격화될 휴전회담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유혹을 거부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편 김정은도 절박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집권이후 올인하고 있는 핵·미사일 개발 노선을 변경하지 않는한 당분간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릴 가능성이 거의보이지 않고 있는 곤궁국면,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남북한간 격차와 경제난이 한층 더 심화되고 주민들사이에 대남동경심이 비등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른바 적대적 2개국가론의 핵심 배경)이 커지고 있어 모험적인 베팅(betting)을 시도한 것이다.

 

북한체제에 미치는 긍·부정적인 영향

 

긍정적 측면

 

김정은의 러시아 파병은 긍·부정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먼저 긍정적 면으로는 첫째, -러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발전한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판 한-미동맹’, 다시말해 김정은체제의 현재 및 미래에 있어 큰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다. 양국 관계는 푸틴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김정은이 도움의 손길을 주었으므로 종전이후에도 전방위적인 협력이 계속될 것이다, 둘째, 장기간의 대북제재로 외화난·경제난에 시달려온 김정은에게 천문학적 통치자금과 식량·생필품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의 창()이다. 각종 휴민트를 종합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파병대가는 1년간 12천명에게 약 7,200억원 정도이다. 앞으로 파병 규모가 3~1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으니 액수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셋째, ·미사일 능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정은의 통큰 지원을 받은 푸틴은 북한이 간절히 원하는 정찰위성, 핵추진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 기술 등의 지원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나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탱크·전투기를 비롯 70~80년대 이전 보급된 북한군 재래식 전력의 현대화도 빼놓을 수 없다. 다섯째, 6.25전쟁이후 실전경험을 쌓지 못한 북한군이 드론(무인기) 전투 등 현대 정규전 노하우를 축적할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도 큰 보상이다. 여섯째, 전통적 후원국 중국에 대한 절대적인 의존도(-중 교역액의 경우 272,110만달러로 전체 교역규모의 98.3% 수준)를 감소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부정적 측면

 

그러나 김정은의 파병 결정은 명분이 없다. 당당하지 못하다. 오죽하면 북한군이 러시아 군복을 입고, 러시아제 총과 신분증을 지니고 싸우는 계획을 수립했을까? 야합, 돈을 노린 용병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

 

앞으로 나타날 주요 문제점으로는 첫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북한당국은 이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였겠지만 사회전반의 내핍은 더욱 강요될 것이다. 둘째,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여 체제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우 전쟁은 베트남 전쟁과 같은 게릴라전이 아니라 정규전이며 드론, 미사일 등 최첨단무기 공격으로 사상자가 수가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다. 하루 평균 1,400명 이상의 러시아군이 사망하고 있는데, 북한군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병력 추가파견 수요 발생 또는 푸틴이 더 많은 군사지원을 요구할 경우, 북한은 군수품과 파병의 규모와 속도를 높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깊은 수렁으로 빠져 들어가 체제운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전장에서의 대규모 탈영 또는 포로가 발생할 경우 북한체제의 참상이 외부에 알려지고 궁극적으로는 북한내로 소식이 유입됨으로써 김정은체제의 불안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파병이전부터 나타나고 있는데, 북한당국이 파병가족들의 동요나 집단 반발을 우려하여 병사들이 훈련간다고 거짓설명하고 이들을 모처로 이주·격리하는 정황도 포착되었다고 한다. 넷째, 좀더 장기적으로는 만약 러시아가 패전할 경우 북한도 공동교전국으로서 전쟁피해 보상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미칠 영향 및 대응 방향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올해초 적대적 2개국가론을 주창한 김정은의 또다른 승부수다. 따라서 북한은 긍정요인 극대화를 위해 모든 희생을 감내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냉철한 판단과 국익에 기초한 전방위 실리외교를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을 노린 파병이라는 단선적 평가는 접어두어야 한다. 푸틴과 김정은의 복잡한 셈법, 그리고 세계 각국의 국익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고차방정식 문제이기 때문이다.

 

-러 관계가 혈맹 수준으로 발전한다는 것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틀이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지난 3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20061718호 결의안에 의해 설립)의 활동시한 연장이 무산된 것을 똑똑히 목격한 바 있다. 이제부터 러시아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북한편에 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편 보다 직접적으로는 북한 핵·재래식 전력의 증강과 실전경험 축적은 고스란히 우리의 안보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내 급변사태가 발생하거나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가 개입할 명분이 생겼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 포인트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지금 21세기는 무한속도의 변화 물결과 국익경쟁의 시대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시민단체 상당수 인사들은 여전히 40여년전 사고에 갇혀 당리당략·진영논리로 국민들을 선동하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정말로 안타깝다. ‘세상을 어지럽히고 국민을 속이는 행위’(혹세무민:惑世誣民)를 중단하고 그 손가락과 입을 주범(主犯) 김정은으로 돌려야 한다.

 

글을 맺으며 강조한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지원과 파병은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자 반민족·반인륜

곽길섭 (2024.10.31 09:00)
글을 맺으며 강조한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지원과 파병은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자 반민족·반인륜·반평화적 행보이다. 그리고 국가안보 지형을 크게 뒤흔드는 초대형 악재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모두는 이념과 진영을 떠나 한마음으로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한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미국, 나토 등 우방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능동적으로 위기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 올해들어 북한과 미묘한 갈등관계에 있는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도 중요하다.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평화, 선진통일한국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유비무환-국론통합-주동작위(主動作爲)-적수천석(滴水穿石)!

2024.10.30. 북한정론(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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